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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지상에 유배된 아폴론은 악기를 놓고 목동의 막대기를 듭니다. 순수하고 맑은 외관은 노래를 부를 때와 다름없이 퍽 어울립니다. 하지만 가수의 욕망과 목동의 의무는 어긋나기만 합니다. 장식의 희열을 노동하는 의지로 변화시켜나가는 동안 아폴론의 타고난 아름다움은 이제 법칙화된 미의 형식으로 뒤바뀝니다. 순수한 기쁨으로 글을 한 줄 한 줄 써나가던 시절이 여러분에게 있었지요. 지금 여러분의 시간은 전진과 수련의 시간입니다. 세상의 정면을 마주보고 미래를 앞당기기 위해 뛰어가는 때입니다. 글쓰기의 기쁨은 인식의 노동으로 바뀌었습니다. 단어 하나를 아름답게 세공하는 시간은 지나고 사회의 구조와 억눌린 자의 고통과 사랑의 난해함을 배우게 됩니다. 인식하는 정신은 세상 전체를 자신의 몸으로 채울 꿈을 꿉니다. 노래의 ..
대학생 문학은 잠재 문학이고 동시에 문학의 잠재태입니다. 문학의 수면 위로 부상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 운동을 한다는 점에서 잠재 문학이며 새로운 문학의 가능성을 예측불가능의 양태로 품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의 잠재태입니다. 또한 대학생 문학은 아직 문학의 유통 회로 속에 끼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에도 잠재적입니다. 무릇 부재하는 것은 현존하는 모든 것의 미래형입니다. 이 잠재 문학의 특성은 무엇일까요? 학번을 거쳐가며 항구적으로 되풀이되는 아마추어리즘에는 근본적으로 상이한 두 개의 경향이 길항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그 하나는 생의 리듬과 언어의 리듬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아직 잠재 문학은 저의 언어를 취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언어는 시방 여러분의 생의 거죽들, 생의 모공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