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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송찬호의 「머리 흰 물 강가에서」
머리 흰 물 강가에서 봄날 강가에서 배를 기다리다 머리 흰 강물을 빗질하는 늙은 버드나무를 보았네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를 밀고 당기며 강물은 나직나직이 노래를 불렀네 버드나무 무릎에 누워 나, 머리 흰 강물 푸른 머리카락 다 흘러가버렸네 배를 기다리다 기다리다 나는 바지를 징징 걷고 얕은 강물로 걸어들어갔네 봄날 노래 소리 나직나직이 내 발등을 간지르며 지나갔네 버드나무 무릎에 누워 나, 머리 흰 강물 푸른 머리카락 다 흘러가바렸네 (송찬호 시집, 『붉은 눈, 동백』, 문학과지성사, 2000) 한국인에게 아주 친숙한 풍경이다. 실제로 살기로야 아득바득 식식대며 용트림하고 싶어 용쓰고 있지만, 어느 쉴 참에, 두 손 놓을 어느 참에, 가만히 거울 앞에 서 보면 그저 얻은 것 없이 무언가 한없이 기다리다 머..
울림의 글/시 한 편 읽기
2011. 8. 13. 2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