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버지니아 울프 (2)
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확실히 생명복제의 시대이다. 지난번에 숙제가 너무 많다고 비명을 질렀더니, 실무팀 쪽에서 재빨리 클론 두 분을 붙여주었다. 덕분에 문학 부문을 둘로 나누고 첫 회 선정자들이 각자 신임 위원 하나씩 꿰차고(?) 딴 살림을 차렸다. 하지만 신참자의 개성이 어찌나 강한 지, 이번의 선정에는 신임 위원의 의견이 100% 관철되었다. 선정의 안목이 높아졌다면 그것은 출판인회의의 공이고 선정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신임위원의 탓이다. 면책한 구닥다리는 그저 양측에 감사드리는 바이다. 이번에 특기할만한 점은 좋은 외국 소설이 많았다는 것. 그러나, 정작 선정된 것은 2종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것은 선정자들의 한국문학에 대한 집착이 광기의 수준에 다다랐기 때문이 아니라, 번역에서 나름의 문제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일테..
푸른 망아지의 호기심으로 가득찬 독서노트 버지니아 울프, 『보통의 독자』, 박인용 옮김, 함께 읽는 책, 434쪽, 11800원 우리에게 흔히 ‘의식의 흐름’이라는 난해한 소설 기법으로 알려져 있는 영국의 여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의 독서노트이다. ‘추천의 글’을 쓴 전은경 교수에 의하면, 이 노트는 그의 대표작인 『델러웨이 부인』과 같은 시기에 씌어졌다.“점심 전에는 소설, 오후에는 에세이”를 썼다는 것이다. 창작의 긴장을 “식히기” 위해서였을 거라고 추천자는 적고 있다. 그랬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휴식의 운동은 보통 활기차지 않다. 버지니아의 독서는 문면에 한정되지 않는다. 그는 작가의 글쓰기의 생애 전체를 주파한다. 마치 호기심에 가득 찬 망아지처럼. 그렇게 뛰어다니며 삶을 글과 대비시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