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문학의 세계화 (2)
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최근 구한 한국문학작품들 중 상당수는 예전에 나온 책들의 재출간본들이다. 당대에 주목받았거나 판매가 잘 되었던 것들을 포장을 개비(改備)해서 내놓는 것들이다. 그런 책들의 상당수가 메이저 출판사에서 나오고 있다. 아무래도 시방은 생존 모드인 모양이다. 20세기 말에 불어닥친 세계화 바람은 2013년 전후에서 한국의 문학독서시장을 완벽하게 환골탈태시켰다. 한국문학/세계문학이라는 한국작가들에게 꽤 쏠쏠했던 분할 구도가 폐기되고 단일한 세계 시장 안에서 한국문학과 일본문학과 유럽문학과 미국문학이, 더 나아가 문학과 사회학과 인류학과 문화학과 문화로 포장된 소비상품들이 단일 종류의 매대 위에 놓여 경쟁하게 되었다. 그 결과는 한국문학의 무한정한 패주이다. 본격문학은 유럽문학에 밀리고 대중문학은 일본문학에 뺨 맞..
※ 아래 글은 2015년 5월 25-26일 사이에 있었던 ‘제9회 한중작가회의’(중국 성도 파금문학관)에서 발제 형식으로 발표된 글이다. 문학시장의 변화와 작가의 정체성 20세기 후반기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문학의 장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민족 단위(혹은 언어공동체 단위)로 운행되던 문학이 세계문학의 장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경제의 세계화 바람과 더불어서 진행된 이 변화는 그러나 세계화의 일반적 흐름에 그대로 부응한 움직임으로 해석될 수는 없다. 우선 세계화의 진행과정 중에서 세계화의 불가피성이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게 되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세계화 과정 초기에 격렬하게 일어났던 반-세계화 운동들은 거의 모두가 대안-세계화 운동으로 변모하였다. 이는 현재 정치·경제·문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