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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김정환의 「목구멍」
목구멍 옛날에 나를 켕기게 만들던 우리 식구 목구멍 하나 둘 셋 그것을 채우던 내 노동 일년 이십년 한평생 뼈빠지게 고생하던 옛날에 울분 삭히던 가슴에 쐬주 고이던 뻥 뚫린 구멍 하나 둘 셋 지금은 내가 채울 목구멍이 세상 도처 내 몸보다 크구나 제 혼자 허한 목구멍 자본가의 거대한 목구멍 정치가의 거대한 목구멍 역사의 거대한 목구멍 그러나 켕기지 않네 채우기에 노동자 이 가슴 모자랄 뿐이네 그것이 노동자 나를 구멍보다 거대하게 키우고 성장이 넘쳐 목구멍도 뒤집히고, 경사나겠네 (김정환 시집, 『노래는 푸른 나무 붉은 잎』, 1993, 실천문학사)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가난을 잊고 살고 있다. 80년대에 소비사회가 시작되고 90년대에 문화 산업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일상적 향유는 무람없는 일이 되었다. 봉지..
울림의 글/시 한 편 읽기
2011. 8. 13.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