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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교(정과리)의 문신공방
한국적 서정성이 시작되다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읽어 보자.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즉 나의봄을 기둘리고 있을태요 모란이 뚝뚝 떠러져버린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흰 서름에 잠길테요 五月어느날 그하로 무덥든 날 떠러져 누은 꽂닢마져 시드러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최도 없어지고 뻐처오르든 내보람 서운케 문허졌느니 모란이 지고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말아 三百예순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즉 기둘리고있을테요 찰란한 슬픔의 봄을1) (1934.4) 이 시 앞에서 해석은 거듭 붓방망이질을 한다. 이상하게도 여러 뜻으로 읽힌다. 좋은 시의 기본 자질이 ‘모호성’에 있다는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교과서에 실린 얘기다. 그 뜻을 제대로 파악하고 제대로 전달한 교사가, 아니 평론가가 드물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
시의 숲 속으로
2016. 8. 7. 1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