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
오늘의 썰렁담. 2020.11.27
비평쟁이 괴리
2020. 11. 27. 06:24
“그들에게서 눈을 앗아간 바로 그 사람들이 인민이 눈이 멀었다고 비난하는구려.” - 존 밀턴(John Milton) [1]
촘스키 – 허만(Chomsky & Herman)의 인용[2]으로 내가 읽었던 이 문장은 미디어를 겨냥하는 글이지만, 그러나 지금 주의해야 할 것은, 세계 전체가 미디어라는 사실이다. 모두가 미디어라는 것은, 언로가 활짝 열려 있다는 뜻인데, 그 안에 지배/예속의 역장이, 권세와 추종, 매혹과 피학 쾌감, 대표와 여론들의 기묘한 말림이, 아! 김밥 천국이여, 사방에서 일렁, 쩔렁, 울렁, 껄렁거린다. 이 닫힌 계 안의 열린 입구멍들, 안에 새끼 블랙홀들이 무수히 바글거리는 세계라는 이름의 항아리.
밀턴의 저 말은 이제 이렇게 바뀌어야 할 듯.
“대중의 입바른 소리를 들으라고 호통치던 저 사람들이 그들의 입에 대패질하고 있네 그려.”
[1] An Apology for Smectymnuus with the Reason of Church-Government (1642)
[2] Noam Chomsky & Edward S. Herman, 『동의 조작: 민주주의 안에서의 미디어 프로퍼간다에 대하여 La fabrication du consentement : De la propagande médiatique en démocratie』, Paris: Agone, 1988, epub version